노포의 비즈니스 전략

노포의 비즈니스 전략 IMF·코로나를 버틴 국밥집 사장의 위기 대응

bestinfo2716 2025. 7. 16. 07:48

진짜 위기 속에서 국밥 한 그릇으로 버틴 사장의 판단과 전략

1995년부터 지금까지 같은 자리에서 운영 중인 30년차 노포 국밥집이었다.
특이한 점은 IMF(1997), 글로벌 금융위기(2008), 코로나19(2020~2022)
세 번의 위기 속에서도 문을 닫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어떻게 위기를 버틸 수 있었을까?

 

IMF·코로나를 버틴 국밥집 사장의 위기 대응 전략

 

IMF 때 선택한 ‘가격 유지’가 만들어낸 단골 결속

사장님이 IMF 당시를 회상하며 한 말은 인상 깊었다.
“그때 1,500원이던 국밥값을 2,000원으로 올리자는 얘기도 많았어요.
하지만 나는 오히려 반대로 갔죠.
국밥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반찬을 하나 더 줬어요.”
이 전략은 위험해 보였지만, 결과적으로는 정반대의 효과를 냈다고 한다.
하루 100그릇 팔리던 국밥이, 위기 이후 150그릇으로 늘었다.

그 배경에는 사람들의 심리가 있었다.


당시 많은 식당이 가격을 인상했고,
고객들은 “갈 데가 없어서” 떠나는 경험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이 국밥집은 ‘믿고 갈 수 있는 마지막 선택지’가 됐다.
사장님은 이렇게 말했다.
“장사가 안될 때는, 장사 안 되는 걸 사람들이 감지해요.
그때 무리해서 돈을 받으면 끝이에요.”

 

그는 위기 때일수록 가격보다 관계 유지가 중요하다고 판단했고,
그 선택은 이후 10년간 이 가게의 안정된 매출을 가능하게 했다.
한 번 형성된 신뢰는 위기 이후에도 그대로 유지됐고,
이 국밥집은 동네 사람들의 ‘기본 밥집’이 되었다고 한다.

 

코로나 시기, 비대면보다 ‘문을 여는 것’에 집중

 

2020년 코로나19는 자영업자에게는 재난에 가까운 시기였다.
많은 식당들이 문을 닫았고, 포장과 배달로 전환했다.
그런데 이 국밥집은 달랐다.
사장님은 “배달 안 해요. 그냥 매일 열어요”라고 말씀하셨다.
이 결정이 처음엔 무모해 보였지만,
정작 단골 손님들은 이 가게를 매일 찾았다.

 

사장님의 말처럼, “가게 문이 열려 있다는 것만으로 위로가 되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이 국밥집은 하루 최소 인원으로 운영하면서도
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조도로, 같은 방식으로 문을 열었다.
방문자 수는 이전의 절반이었지만,
그 안에 있었던 정서적 안정감은 오히려 더 깊어졌다.

사장님은 이런 판단을 단순한 ‘고집’으로 보지 않았다.

 

그는 “지금 손님들이 필요한 건 따뜻한 밥보다 따뜻한 가게예요”라고 말했다.
그래서 식재료 단가는 높아졌지만,
장사 자체를 끊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그 결과, 코로나 이후 다시 손님들이 몰리기 시작했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식당이 이 국밥집이 되었다.

 

위기 상황에서 택한 ‘직원보다 가족 운영’의 전환

 

IMF 당시에는 직원이 두 명 있었고,
점심시간에는 줄까지 설 정도였다.
하지만 사장님은 위기를 겪으면서
“사람이 줄어들 때가 아니라, 구조를 줄여야 할 때”라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IMF 이후 그는 직원 없이 부부 2인이 직접 운영하는 시스템으로 바꿨다.
주방, 홀, 재료 준비, 뒷정리까지 모두 부부가 소화할 수 있도록
메뉴를 단순화하고, 동선도 조정했다.


이 변화는 코로나 시기에 결정적이었다.
외부 인력 없이 내부 가족 구성원만으로 운영했기 때문에,
감염 관리와 인건비 부담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었다.

 

위기에서 가장 중요한 건
“평소보다 빠른 의사 결정과 부담을 줄이는 구조 전환”이라고 사장님은 말한다.
장기 위기 속에서는 이윤보다 지속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감정적 선택이 아닌 구조적 선택을 먼저 했다는 것이다.

 

그 덕분에 두 번의 위기 동안
가게 문은 한 번도 닫히지 않았고,
월세와 고정비는 꾸준히 감당할 수 있었다고 한다.

 

위기 이후에도 살아남은 가게가 가진 공통점

 

이 국밥집의 사례를 단순히 ‘노포라서 버텼다’고 해석하면
중요한 본질을 놓치게 된다.


이 가게는 과거의 방식에 집착한 것이 아니라,
위기 때마다 자신의 원칙을 상황에 맞게 조정해온 가게였다.
그 조정은 메뉴, 가격, 사람, 운영 방식 모두에 적용됐다.

사장님은 위기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위기를 통해 가게의 중심을 재정비했고,
그때마다 더 단단해졌다.
“장사 오래 하면 위기가 3년에 한 번꼴로 와요.
그걸 미리 알고 있으면, 덜 무섭고 더 잘 준비할 수 있어요.”

 

이 말은 단순한 철학이 아니라,
위기 경험이 쌓여 만들어낸 생존의 기술이었다.

이 국밥집은 위기를 견딘 게 아니라,
위기 속에서 방향을 바꾸며 살아남은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