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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포의 비즈니스 전략 노포에서 배우는 브랜드 감정 자산의 가치

사람의 기술 보다 감성“요즘은 기술이 없으면 가게가 살아남을 수 없지 않나요?”20대 예비 창업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대화이다.메뉴 개발보다 먼저 키오스크 도입을 고민하고 있었고,마케팅보다 먼저 인스타그램 운영 계획부터 세우고 있었다.논리는 이랬다. “요즘 장사는 눈에 띄어야 하니까요.”단 한 줄도 홍보 문구를 바꾸지 않고도 50년을 살아남은 국숫집,SNS 없이도 매일 줄이 생기는 분식집,변하지 않는 레이아웃으로 유지되는 다방을 떠올렸다.그 가게들엔 화려한 기술도, 트렌디한 홍보도 없었다.하지만 그곳에는 ‘사람의 감정이 쌓인 브랜드 자산’이 존재했다. ‘기억을 반복하는 장소’가 되는 순간 브랜드는 생긴다 브랜드는 로고나 이름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사람들은 그 가게의 간판보다 자신이 처음 거기서 경험..

노포의 비즈니스 전략 수리 없이 버티는 70년 된 다방, 공간이 되는 법

시간이 머문 공간, 변하지 않은 자리간판은 1960년대 글씨체 그대로고,문을 열면 낮은 천장, 낡은 가죽 소파, 바랜 벽지,그리고 카운터 뒤에는 무채색 정장을 입은 주인 할머니가 서 계셨다.우연히 그 다방에 들어가 커피를 시키고 1시간 넘게 앉아 있었다.그 시간 동안 60~70대 손님들이 하나둘 들어와 자리를 잡고아무 말 없이 신문을 읽거나, 노트에 글을 쓰거나,혹은 그냥 앉아 있었다.이 공간은 카페가 아니라 ‘시간이 머무는 장소’처럼 보였다. 낡은 가게가 아니라, 기억을 보존하는 구조할머니의 다방은 1954년에 처음 문을 열었다.2·4호선 종로3가역 인근, 구도심 상권 안에서도변화가 가장 느린 구역에 위치하고 있다.주인 할머니는 어릴 적 부모님이 시작한 이 가게를20대 후반부터 물려받아 지금까지 혼자..

노포의 비즈니스 전략 2평 짜리 노포의 회전률

1인 운영 전략, 작지만 강한 장사의 원칙처음 이 노포를 찾았을 때, 나도 똑같은 의문이 들었다.서울 마포구의 한 골목, 전통시장의 구석진 자리에 위치한 이 가게는실면적 2평 남짓, 의자도 없고 테이블도 없었다.조리대와 계산대가 동시에 있는 좁은 공간에서매일 수백 명의 손님이 들락날락하고 있다.심지어 점심시간에는 줄이 골목 끝까지 이어질 정도였다.이 작은 가게는 35년째 같은 자리에서 국수를 팔고 있다. 테이블 없이 판매되는 ‘회피형 식사 모델’가게에는 식사 공간이 없다.그저 작은 조리대와 한 명이 겨우 설 수 있는 계산대가 전부였다.하지만 사장님은 그 구조를 단점이 아닌 운영 전략의 중심으로 삼고 있었다.“앉아서 먹을 공간이 없으면, 대신 빠르게 사가게 해야죠.먹는 시간보다 준비 시간과 계산 시간이 ..

노포의 비즈니스 전략 직원 한 명 없이 30년 운영된 해장국집의 운영 구조 분석

직원 없이 30년 이상 운영이 가능했던 이유“직원 없이 식당 운영이 가능할까요?”이 질문은 요식업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한 번쯤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는 문제다.특히 인건비가 급상승하고, 인력 수급이 어려운 지금은소규모 1인 운영 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서울 성북구의 한 해장국집은 30년 동안 단 한 명의 직원 없이오로지 부부 둘만으로 가게를 운영해 오셨다. 매일 오전 9시에 문을 열고, 오후 3시면 대부분의 국밥이 소진된다.포장과 테이크아웃이 전체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며,점심시간 대기줄이 끊이지 않는 이 가게는‘1인 운영의 가능성’과 ‘구조 설계의 정교함’을 동시에 보여준다. 메뉴의 극단적 단순화, 단일화된 재고 흐름해장국집은 단일 메뉴만 판매한다.순대해장국, 단 하나다...

노포의 비즈니스 전략 간판 없는 가게가 만드는 심리적 마케팅

정보 부족이 아닌 심리를 자극문은 열려 있고, 안에서는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는데밖에서는 이 가게가 음식점인지, 카페인지조차 알 수 없다.간판도 없고, 유리창에도 아무 정보가 없다.처음 간 사람은 대부분 멈칫하고,한참을 망설이다가 다른 사람들을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이 가게는 30년 넘게 간판 없이 운영 중인 노포 국수집이다.그리고 신기하게도 손님은 끊이지 않는다. 간판이 없는 가게는 ‘입소문’을 전제로 설계된다이 가게는 위치도 외진 편이다.지도 앱으로 보면 “왜 이런 데서 장사를 하지?” 싶은 곳이었다.하지만 점심시간에는 줄이 골목을 넘어선다.그 이유를 사장님에게 묻자, 사장님은 이렇게 대답하셨다.“여기는 소개 아니면 못 들어와요.간판이 없으니까, 온 사람은 누군가한테 듣고 온 사람이에요.”이 말은..

노포의 비즈니스 전략 손님이 끊기지 않는 오래된 빵집의 3가지 판매 공식

노포 소규모 독립 베이커리 빵집프랜차이즈 베이커리들이 골목마다 들어서는 시대에,소규모 독립 베이커리가 손님을 유지하는 건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그런데 서울 동작구의 한 주택가에는1986년부터 지금까지 38년째 운영 중인 빵집이 있다.아침 8시부터 문을 열고, 오후 3시만 되면 대부분의 빵이 품절된다.광고도 없고, SNS도 없으며, 간판조차 누렇게 바랬는데단골 손님은 세대를 넘어 이어지고 있다. ‘오전 집중 생산’으로 수요를 만드는 시간 전략이 빵집은 하루에 두 번만 빵을 굽는다.첫 번째는 새벽 4시, 두 번째는 오전 9시.그 외의 시간에는 추가 생산이 없다.사장님은 말했다.“하루에 팔릴 양만 딱 만들어요. 더 만들면 남고, 덜 만들면 손님이 미안하대요.그럼 내일 또 일찍 오겠다고 하죠.”이건 단순..

노포의 비즈니스 전략 동네 어르신들이 매일 찾는 40년 된 중국집의 고객 유지 비결

매일 찾는 그 식당 골목 묵묵히 장사하는 사장님서울 중랑구의 조용한 주택가 골목.오전 11시 30분, 문을 열기도 전에 가게 앞에 네 명의 어르신이 줄지어 서 있다.나는 그 광경이 너무 신기해서 발걸음을 멈췄고,문이 열리고 나서 그들과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가게 안은 오래된 나무 의자와 양은 그릇, 낡은 선풍기가 전부였다.화려한 인테리어도 없고, 음악도 없지만,40년 넘게 이 자리에서 운영된 ‘노포 중국집’은매일 같은 손님을 맞이하며 묵묵히 장사를 이어가고 있었다. ‘다 아는 얼굴’이 만들어주는 식사 전후의 감정 안정이 중국집에 오는 손님 대부분은 60대 이상이다.점심시간에는 70대 중반 이상의 어르신들이 1~2명씩 찾아와항상 같은 자리에 앉는다.사장님은 그 손님들의 이름을 외우고 있고,어떤 분은 주문..

노포의 비즈니스 전략 IMF·코로나를 버틴 국밥집 사장의 위기 대응

진짜 위기 속에서 국밥 한 그릇으로 버틴 사장의 판단과 전략1995년부터 지금까지 같은 자리에서 운영 중인 30년차 노포 국밥집이었다.특이한 점은 IMF(1997), 글로벌 금융위기(2008), 코로나19(2020~2022)세 번의 위기 속에서도 문을 닫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어떻게 위기를 버틸 수 있었을까? IMF 때 선택한 ‘가격 유지’가 만들어낸 단골 결속사장님이 IMF 당시를 회상하며 한 말은 인상 깊었다.“그때 1,500원이던 국밥값을 2,000원으로 올리자는 얘기도 많았어요.하지만 나는 오히려 반대로 갔죠.국밥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반찬을 하나 더 줬어요.”이 전략은 위험해 보였지만, 결과적으로는 정반대의 효과를 냈다고 한다.하루 100그릇 팔리던 국밥이, 위기 이후 150그릇으로 늘었다..

노포의 비즈니스 전략 메뉴판에 가격이 없는 이유

50년 노포의 심리전“여긴 왜 메뉴판에 가격이 없죠? 혹시 비싸게 받으려는 건가요?”이런 질문은 손님 입장에서 자연스러운 반응이다.요즘은 어디를 가든 메뉴판에 가격이 명확히 적혀 있기 마련이다.그런데 서울 종로구의 어느 오래된 국숫집에는 메뉴판에는 음식 이름만 있고 가격은 없다.심지어 벽에도 가격표가 없다.이상하게 여긴 나는 주인 할머니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봤다.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단순한 ‘실수’도, ‘고의적인 누락’도 아니었다.그곳에는 수십 년 동안 장사를 해온 노포만의 심리전과 감정의 운영 방식이 숨겨져 있었다.단골이 아니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가격 없는 메뉴판’이라는 오래된 전략에 대한 깊은 해석에 대해 알아보았다. 가격이 없는 이유는 ‘기억에 맡기는 거래 방식’ 때문이었다 이 가게는 197..

노포의 비즈니스 전략 20년 넘게 같은 자리에 있는 분식집의 입지 선정

큰길이 아니라 ‘사람이 머무는’ 골목을 택하다이 분식집은 역세권에 있지 않다.지하철역과는 직선 거리로 700미터,자동차로 이동하면 3~4분 정도 걸리는 다소 안쪽 골목에 위치하고 있다.그런데도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사장님은 처음 가게를 열 당시 이 골목을 직접 걸으며 관찰했다고 한다.“어디에 사람이 오래 머무는지, 어디서 대화가 자주 들리는지를 봤어요.단순히 유동인구 숫자보다, ‘정지 인구’가 많은 장소가 핵심이었죠.”나는 이 말이 인상 깊었다.사장님은 단순히 유동인구가 많은 대로변 대신,주민들이 실제로 머물고 생활하는 곳,즉 어린이 놀이터 옆 골목길을 택했다.그 자리는 낮에도 사람이 많았고,저녁에는 엄마들이 아이를 데리고 산책을 나오는 구간이었다.사장님은 사람들이 자주 걷는 곳보다,자주 ‘머무는 곳’을..